2026년 9월 27일, 일본 아이치·나고야에서 열린 제19회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45-31 점수로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8년 전인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이번 승리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파리 은메달 세대’가 전면에 나선 결과이며, 한국 펜싱 사상 남녀 사브르 단체전 동시 금메달이라는 쾌거를 안겨주었다.
이번 금메달은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획득한 20번째 금메달이자 펜싱 종목에서 4번째 금메달이다. 전하영(서울시청), 김정미·서지연(안산시청), 최세빈(대전시청)으로 구성된 팀은 경기 전부터 ‘일본에 대한 설욕전’이라는 강한 의지를 보였으며, 결승전에서 보여준 침착한 전술과 강력한 공격은 앞으로 다가올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8년 만의 정상 탈환 배경
2018년 아시안게임 이후 일본이 여자 사브르 단체전을 독점하면서 한국은 금메달에서 멀어졌다. 그동안 한국은 남자 사브르에서 지속적인 강세를 유지했지만, 여자 부문에서는 차이를 메우기 위한 체계적인 훈련과 전술 재정비가 필요했다. 특히 2022년과 2023년 국제 대회에서 일본과의 격차가 크게 드러나면서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에도 ‘정상 복귀’가 과제로 남았다.
파리 올림픽 은메달 이후, 한국 펜싱 협회는 청년 선수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전술 그룹을 구성하고, 일본과의 직접 대결을 늘렸다. 전하영을 비롯한 핵심 선수들은 2025년 세계선수권에서 일본을 상대로 연속 승리를 기록하며 자신감을 회복했고, 이는 8년 만에 금메달을 노리는 전략적 기반이 되었다.
팀 구성과 주요 활약
전하영(서울시청)은 팀 리더이자 가장 경험이 풍부한 선수로, 결승전 첫 번째 라운드에서 일본의 주전 검객을 15-13으로 제압하며 팀 분위기를 주도했다. 김정미와 서지연(안산시청)은 빠른 발놀림과 정확한 찌르기로 중간 라운드에서 연속 득점을 기록했고, 최세빈(대전시청)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5연속 승리를 거두며 경기 마무리를 완벽히 장식했다.
각 선수는 소속 시청의 지원을 받아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특히 경기 전후 분석을 통해 상대 검객의 습관을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이러한 맞춤형 준비가 결승전에서 일본 검객들의 공격 패턴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팀 전체의 득점 효율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경기 흐름과 핵심 포인트
경기 초반, 일본은 빠른 템포와 공격적인 전진으로 앞서 나가 15-10 점차 점수를 올렸다. 그러나 한국은 전하영의 침착한 방어와 김정미의 반격으로 점수를 서서히 끌어올렸으며, 30점대에 접어들면서 전술을 전환했다. 특히 서지연이 13-13 동점 상황에서 보여준 역전 승부수는 팀 사기를 크게 고양시켰다.
결승전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최세빈이 5연속 승리를 기록하며 45-31이라는 확정적인 점수 차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시간 관리’와 ‘공격 타이밍’이 핵심 포인트였으며, 일본이 공격에 몰입하는 순간을 정확히 포착해 반격을 가한 것이 승리의 결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남녀 사브르 동시 금메달 의미
남자 사브르 팀도 같은 대회에서 일본을 45-31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한국 펜싱은 남녀 사브르 단체전 동시 제패라는 사상 처음 기록을 세웠다. 이는 한국 펜싱이 사브르 종목 전반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동시 금메달은 향후 국제 대회에서 팀 전술을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특히 올림픽 대비 훈련 프로그램에 남녀 팀이 상호 교류하며 전술적 시너지를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음 올림픽을 향한 전망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앞두고,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한국 여자 사브르 팀에게 큰 자신감을 부여한다. 전하영을 중심으로 20대 중반의 핵심 선수들이 경험을 쌓으며, 2027년 세계선수권과 아시안 챔피언십을 통해 국제 무대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또한, 이번 승리로 확보된 ‘설욕전’ 정신과 팀워크는 향후 대회에서 일본뿐 아니라 다른 강팀을 상대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펜싱 협회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청소년 육성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2028년 올림픽 메달 목표를 구체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